폭스 테리어 한 마리가 축음기의 나팔관에서 마치 주인의 목소리라도 흘러나오는 듯,
가만히 앉아 귀 기울이고 있다.
이 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 온 한 음반 회사의 로고다.
소위 '니퍼'라 불리는 이 로고는 1900년 처음으로 광고에 등장했다.
이제 그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어보시길!
니퍼
1884년 영국 브리스톨에 살던 마크 바로(Mark Barraud)는
어느 날 떠돌이 개 한 마리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온다.
이 녀석은 사람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자주 다리를 물어뜯곤 했는데,
그런 까닭으로 '니퍼'라고 불렸다.
자신이 살던 리버풀로 니퍼를 데리고 가 보살폈다.
프란시스의 집에서 축음기를 처음 발견한 니퍼는 마치 이 목소리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궁금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팔관 앞에 가만히 앉아 고개를 갸웃하곤 했다.
이 모습이 프란시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음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니퍼가 죽은 지 3년 후, 이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냈으니 말이다.
'주인님의 목소리'
이 그림의 오리지널 버전은 1899년 초에 완성되었는데, 검은색 나팔관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는 개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1899년 2월 11일 그림의 저작권을 신청하면서 바로는 '축음기를 바라보며 그 소리를
듣는 개'라는 제목을 붙였으나,
나중에 '주인님의 목소리'로 바꾸었다.
바로는 이 그림을 영국 왕립 아카데미에 전시하려 애썼지만 허사였고,
잡지에 게재해보려 노력했지만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이 개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텐데요'. 잡지사들의 거절 사유란 그랬다!
축음기의 주요 생산회사였던 에디슨 벨 사에도 그림을 보여주었지만,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
개가 무슨 축음기를 듣습니까', 라는 대답만이 돌아왔을 뿐이었다
프란시스 바로는 축음기 회사의 주문을 받아, 24개의 복제화를 그렸다.
이 사진의 좌측을 보면 복제화를 그리고 있는 중임을 알 수 있다
베를리너 그라모폰(Berliner Gramophone)
얼마 후 바로는 친구 한 명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검은색 나팔관 대신 금빛 나팔관이 더 모던하지 않겠느냐,
그러면 그림도 돋보일 테고 그림을 팔 기회도 더 생겨날 것이라고 말이다.
프란시스 바로는 그림을 싸들고 새로 문을 연 축음기 회사에 방문해 금빛 나팔관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사장 게리 오언은 바로의 그림을 맘에 들어 했고, “그 그림에 있는 에디슨의 축음기를
우리 그라모폰 사의 제품으로 바꿔 그려준다면 당신의 그림을 사겠소”라고 제안했다.
이를 수락한 프란시스는 1899년 10월 17일 새로운 그림을 보냈다.
축음기를 보고 그 소리를 듣는 개', 원본
-처음으로 선보인 니퍼의 초상화는 개 한 마리가 검은색 나팔관이 달린
축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모습이었다.
등록상표
게리 오언의 사무실을 방문한 에밀 베를리너(Emile Berliner, 독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디스크형 레코드와 축음기를 발명했다)는 벽에 걸린 개와 축음기의 그림을 보게 된다. 베를리너는 바로에게 연락, 판권을 살 수 있는지 타진했고, 이 그림을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가 새로이 설립한 레코드 회사의 등록 상표로 쓰게 되었다.
이후 베를리너는 동료 엘드리지 R. 존슨(Eldridge R. Johnson)에게 이 상표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존슨의 '빅터 토킹 머신(Victor Talking Machine)'은 상표의 보호권을 중남미를 비롯해 멀리 아시아와 일본에까지 확대 적용했다.
에밀 베를리너가 고안하고 엘드리지 R. 존슨이 제작한 축음기 개선판.
이 축음기가 바로의 그림에 사용되었다.
광고
미국에서 니퍼 로고는 존슨의 '빅터 토킹 머신'의 신상품 선전 팸플릿에 등장했다. 빅터 사의 카탈로그와 음반 라벨에 니퍼 로고가 새겨진 것이다.
게다가 이 상표는 영국 그라모폰 사의 새로운 상표가 되어, 이 회사의 모든 팸플릿에도 등장했다.
그라모폰 사는 이전부터 이미 '레코딩 엔젤(Recording Angel)'이라는 그림을 사용해왔지만, 개와 축음기 그림으로 대체되었다. 독일의 DGG(Deutshe Grammophon Gesellschaft; 도이치 그라모폰 가젤샤프트) 사에서도 니퍼 로고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소개했다.
그러나 음반사간의 상표권 제휴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국가간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니퍼 아이콘은 1929년 RCA와 합병된 빅터 사에서만 쓰이게 되었다.
주인님의 목소리
프란시스 바로
1924년 8월 29일 6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생전에 그라모폰 & 빅터(The Gramophone and Victor) 사의 전 세계 지사들로부터 의뢰 받았던, 니퍼 로고의 복제화 24점을 남겼다.
애석하게도 바로는 니퍼 그림의 저작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 대신 두 번에 걸쳐 각각 50파운드씩, 총 100파운드의 수임을 받는 데에 그쳤다. 첫 번째 그림을 넘기며 받은 50파운드는 원본의 복제 이미지를 회사에 넘기는 명목이었으나,
마지막으로 받은 50파운드로 그림에 대한 저작권을 그라모폰 사에 완전히 귀속시켰다.
그라모폰의 후신인 EMI 본사에는 아직도 바로의 원본이 걸려 있다.
미국 특허청의 등록상표 등록서류(no. 34,690)
-1900년 7월 10일 에밀 베를리너는 '주인님의 목소리' 로고의 상표를
승인 받았다.
'주인님의 목소리', 베를리너 그라모폰의 광고
축음기 회사의 팸플렛
니퍼 로고의 첫 번째 기념물
원문출처 : www.desigineflu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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